무서운 그림 3
무서운 그림3. 나카노 교코, 세미클론.무서운 그림 시리즈 완결편. 2와 다른 제목을 붙여볼까 하다, 그림만 바뀔 뿐 책의 구성 자체는 크게 바뀌는 건 없어서 이대로 쓰기로 했다. 절대 제목 고민하기 귀찮아서 아니다. 진짜다! 그러고 보니 어딘가에 강한 긍정은 강한 부정이라는말이 있었던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스리슬쩍.이번에도 그림만 보면 대체 무엇이 무서운지 알 수가 없지만, 책의 설명을 보다보면 스산해지는 이야기가 책을 가득 메우고 있다. 총 20개의 그림과 함께 나카노가 이야기를 푼다. 1권과 2권을 이미 읽은 사람이라면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하지 않을 듯. 고로 마음에든 그림 두 개만 소개하고 글을 마치고자 한다.우선 날 사로잡은 첫 번째 그림은 26쪽에 나오는 레니의 베아트리체 첸치. 매우 아름답고 청초하게 생긴 처녀의 모습. 이 아름답고도 청초한 아가씨는, 아버지에게 강간당한 뒤 아버지를 살인했다는 죄목으로 참수형에 처해졌다고 한다. 모두의 앞에서.여기까지면 처녀의 안타까운 사연에 단순히 동정심을 품고 끝나겠지만, 나카노는 여기서 다른 이야기를 시작한다. 처녀의 사연은 날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첸치가는 부유한 귀족 가문으로, 신실함이 크지 않아 교황에게 밉보인 상태인 상태라고 한다. 얄미운 첸치 가도 무너뜨릴 겸, 그리고 그 재산도 획득할 겸, 교황은 죄를 만들어 버렸다고. 다행히 첸치 가문의 막내는 살아남았지만 그 모든 재산은 교황에게 가버렸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일리는 있는 이야기다.부를 위해 끔찍한 이야기를 날조하고, 고문을 통해 그 날조된 이야기를 강요하고, 대부분의 관계자를 처단한 뒤, 아무렇지도 않게 그 부를 누리는 교황의 모습을 떠올리면 매우 오싹해진다. 청초한, 하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듯한 베아트리체를 보다 보면 더더욱.그다음으로 사로잡은 그림은 94쪽에 나오는 미켈란젤로의 ‘성가족’. 어린 예수. 젊은 마리아. 늙은 요셉. 요셉과 마리아는 사실 혼인을 약속한 사이다. 당시 어느 정도의 나이차가 적정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분명 큰 차이는 나지 않았을 듯. 그런데 이 그림만 보면 할아버지와 손녀라고 해도 틀리지는 않을 터다.이렇게까지 요셉이 늙어버린 건, 마리아의 신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동정인 상태에서 예수를 잉태한 마리아는, 그 후에도 처녀성을 유지해야 했고, 그걸 드러내기 사람들은 요셉의 ‘남성성’을 거세해 버린 것이다. 사실은 젊고 혈기왕성했을 요셉이 이렇게까지 꺾여버린 걸 생각해보면 어째 좀 씁쓸하다. 오쟁이 쓴 것도 억울할 텐데, 남성성까지 꺾다니, 당신들의 피는 대체 무슨 색인 거냐. 이러고 대신 화내주고 싶다. 비슷한 의미에서 188쪽에 나오는아미고니의 ‘파리넬리와 친구들’도 씁쓸하다. 변성기 전 목소리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거세당하는 카스트라토는 심지어 생식의 목적이 없는 성생활은 금지되었다는 이유로 가정조차 꾸리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정작 성당에서는 카스트라토를 고용해서 합창단에서 노래를 부르게 했다고. 종교를 위해서라면 한 사람의 인격 따위는 가볍게 무시하는 모습이 무어라 말하면 좋을지 모를 만큼 기분 나쁘다. 아르테 신작 소설 ‘보기왕이 온다’에서 정말 무서운 건 인간이었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 안에 흐르는 악의가, 사람까지 잡아먹는 보기왕보다 훨씬 무서웠다. 이 이야기에서도 마찬가지로, 명화의 뒤에 똬리를 틀고 있는 인간의 악의가 무섭다. 저자가 정말로 말하고 싶은 것도 명화 자체의 무서움보다는, 그 뒤에 숨어 있는 인간의 악의의 무서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명화를 좀 더 풍성하게 읽고 싶다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 이미 알고 있던 그림을 재해석하고, 모르고 있던 그림에 대해 알게 되면서 자연히 서양 명화에 흥미를 붙일 수 있을지도. 덧붙이자면 가끔 일본의 옛그림에 대한 소개도 나오는만큼, 일본 그림에 대해서도 조금은 흥미를 붙여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미술 관련교양을 쌓는 당신에게이 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무서운 그림 과 무서운 그림 2 를 잇는 무서운 그림 시리즈 완결편.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무서움’이라는 주제는 시각적 공포뿐만 아니라 그림을 둘러싼 섬뜩한 뒷이야기를 포함한다. 3권에서는 더욱 다양한 관점으로 그림 속에 숨겨진 무서움의 실체에 한 걸음 더 다가간다. 프로이트가 분석한 다 빈치의 동성애 성향에서 환갑이 넘은 귀머거리 고야가 마음에 새긴 전쟁의 참극까지, 신화와 문학, 역사와 화가의 개인사를 넘나들며 즐기는 명화 20점의 대향연이 펼쳐진다.
무서운 그림 3 에서는 같은 주제의 그림을 각각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저자의 해석이 돋보인다. 예를 들어 ‘수태고지’라는 주제에 대해 1권에서는 틴토레토의 「수태고지」를 마리아에 초점을 맞추어 풀었다면, 이번 3권에서는 미켈란젤로의 「성가족」을 해석하면서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또한 이 책에서 다루는 명화는 대부분 시대적 사건과 배경, 화가의 개인사 등 역사적 사실과 연결되어 있어, 역사에 대한 관심을 자극하는 한편 그림의 매력을 보다 더 깊게 느끼게 해준다.
저자 나카노 교코는 보이는 것이 전부인 그림보다는 풍성한 의미를 담고 있어서 감상자로 하여금 그 의미를 해석하는 작업에 빠져들게 하는 것이 바로 작품의 매력이고 무서움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그림을 읽는 새로운 시각과 방법을 제시하여 누구나 명화를 들여다보고 그 숨겨진 뒷이야기를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준다.
그림 1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그림 2 레핀의 「황녀 소피아」
그림 3 레니의 「베아트리체 첸치」
그림 4 요르단스의 「콩 임금」
그림 5 루벤스의 「메두사의 머리」
그림 6 실레의 「죽음과 소녀」
그림 7 브뢰겔의 「이카로스의 추락」
그림 8 벨라스케스의 「펠리페 프로스페로 왕자」
그림 9 미켈란젤로의 「성가족」
그림 10 들라크루아의 「분노한 메데이아」
그림 11 고야의 「마드리드, 1808년 5월 3일」
그림 12 레드그레이브의 「가련한 선생님」
그림 13 다 빈치의 「성 안나와 성모자」
그림 14 푸케의 「믈룅의 성모자」
그림 15 뵈클린의 「켄타우로스의 싸움」
그림 16 호가스의 「진 거리」
그림 17 게인즈버러의 「앤드루스 부부의 초상」
그림 18 아미고니의 「파리넬리와 친구들」
그림 19 앙소르의 「가면에 둘러싸인 자화상」
그림 20 푸젤리의 「몽마」
저자 후기
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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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ished(싸늘해진) , sunburned(볕에 탄)
오늘의영어단어영단어 힘들지 않게 하루 조금씩 필수로 외우기~ perished ( 싸늘해진 ) as if to remind us of their pitiful legends and the war dead who perished in wars while trying to defend their countries 마치 자신의 애처로운 전설과 자기 나라를 지키다 전사한 전몰장병들을 우리들에게 상기시키기라도 하듯이Some may remember the Gr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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