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허구라고 믿고 싶다. 이건 단지 소설일 뿐이라고 작가가 꾸며낸 이야기일 뿐이라고 외면하고 싶다. 하지만 이 책은 ‘소설’의 형식을 빌린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일본이 자행한 천인공노할 성범죄를 만천하에 드러내는 고발서다. ‘다시 오는 봄(양석일 글, 김응교 옮김, (주)페퍼민트 펴냄)’은 겉표지의 기다란 ‘봄’이란 글씨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책이다. 위안부 를 주제로 한 책 제목에 ‘봄’이라니 지독히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우 살아 돌아온 그 분들이 얼마나 힘들게 피눈물을 삼키며 살아가고 있는지 짐작하기에 ‘봄’을 입에 올린다는 것 자체가 죄송스럽다. 재일교포2세인 작가는 일본인을 주독자층으로 정하고 위안부 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이 글을 집필했다고 한다..